한국말산업고등학교, 제10회 한국장제사챔피언십 전국 몽골 유학생 1·2·3위 석권 '기염’
한국말산업고등학교, 제10회 한국장제사챔피언십 전국 몽골 유학생 1·2·3위 석권 '기염’
  • 강정오
  • 승인 2026.10.21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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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유학생 2학년 3명, Class 1 Novice Plain Stamp Hind 시상대 독식… 냠-어치르 학생 2년 연속 전국 정상, 11월 23일 신입생 모집 앞두고 K-장제사 양성의 요람 입증

쇠는 두드릴수록 단단해지고, 사람은 땀 흘릴수록 강해진다. 1,000℃가 넘는 화덕 앞에서 달궈진 쇳덩이는 학생들의 손길을 거쳐 말발굽에 꼭 맞는 정교한 편자로 다시 태어났다. 그 땀방울은 ‘전국 대회 1·2·3위 싹쓸이'라는 놀라운 성과로 이어졌다.

한국말산업고등학교(교장 김희헌)는 지난 10월 10일(토) 렛츠런파크 서울 88승마장에서 열린 「2026년 제10회 한국마사회장배 한국장제사챔피언십」 Class 1 Novice Plain Stamp Hind 종목에서 전국 1위부터 3위까지 모두 차지하는 전무후무(前無後無)한 쾌거를 거뒀다. 수상자는 모두 2학년 몽골 유학생으로, 1위 소가르자브 냠-어치르, 2위 더르즈, 3위 달라이 학생이다. 한 학교 같은 학년 학생 3명이 한 종목의 시상대를 모두 채운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냠-어치르 학생은 1학년이던 지난해 제9회 대회 Class 2에서 1등을 차지한 데 이어, 한층 정교해진 기량으로 올해도 정상에 오르며 2년 연속 전국 1위를 기록했다. 한국에 온 지 2년이 채 되지 않은 유학생이 낯선 언어와 환경을 이겨 내고 국내 최고 권위의 장제 대회에서 연이어 정상에 선 것이다.

한국마사회가 주최하는 한국장제사챔피언십은 국가자격을 갖춘 현직 장제사부터 말 관련 대학과 특성화고 학생까지 참가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장제 기술 경연대회다. 국제 장제사 대회와 같은 종목 체계와 평가 기준을 적용하며, 국내외 마스터 급 장제사들이 심사를 맡는다. 올해 대회는 6개 종목으로 치러졌다.

Plain Stamp Hind 종목은 제한 시간 30분 안에 평철을 달궈 두드리고 구부려 정해진 규격의 뒷발 편자를 완성해야 한다. 편자의 대칭과 곡선, 못 구멍의 위치와 각도, 마감 상태까지 정밀하게 심사하기 따라서 오랜 반복 훈련 없이는 입상하기 어렵다. 이날 시상식에는 우희종 제39대 한국마사회장이 직접 참석해 시상대에 오른 냠-어치르, 더르즈, 달라이 학생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우 회장은 먼 타국에서 장제의 꿈을 키워 온 학생들의 열정에 힘찬 박수와 격려를 보냈다.

이번 성과는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 한국말산업고는 2022년 제6회 대회에 처음 출전해 3위에 입상했다. 이후 2023년 제7회 대회 출전 전 종목 입상, 2024년 제8회 대회 다수 종목 입상, 2025년 제9회 대회 Class 2 1위를 거쳐, 출전 5년 만에 한 종목 1·2·3위 석권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 스승에서 제자로, 다시 후배로… 3대에 걸친 장제의 맥

눈부신 성과 뒤에는 한국말산업고 졸업생 출신 장제사 두 사람이 있다. 제1회 졸업생 주승태 장제사와 제2회 졸업생 노두현 장제사다. 두 사람은 모교 장제실습장에서 정규 장제 수업과 주 3회 저녁 방과후 장제반을 맡아, 정규 수업이 끝난 늦은 밤까지 실습장의 불을 밝히며 후배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려 왔다.

주승태 장제사는 재학 중 장제를 처음 접한 뒤 도제교육을 거쳐 장제사 자격을 취득했다. 2019년 제5회 전국챔피언십 장제사대회 인터미디엇 클래스 Plain Stamp Hind 종목 1위, 2024년 제8회 대회 Class 7 1위에 오르며 국내 정상급 장제사로 자리 잡았다. 7년 전 자신이 우승했던 Plain Stamp Hind 종목에서 자신이 가르친 후배들이 1·2·3위를 휩쓴 것이다.

주승태 장제사는 "7년 전 제가 1위를 했던 종목에서 후배들이 시상대를 모두 채우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뭉클했다"며 "아이들이 한국어도 서툰 상태에서 시작했지만, 망치 잡는 법부터 하나하나 따라 하며 매일 저녁 화덕 앞을 지켰다. 상은 그 시간이 만들어 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제사는 손재주만으로 되는 직업이 아니다. 말의 다리를 다루는 일이라 무엇보다 인성과 성실함이 중요하고, 하루 종일 허리를 숙이고 망치를 드는 만큼 체력과 끝까지 버티는 근성이 필요하다”며 "손재주가 좋고, 바른 인성과 성실함을 갖췄으며, 체력과 근성이 있는 학생이라면 장제사로 적극 추천하고 싶다. 그런 학생은 모교에서 제가 끝까지 책임지고 키우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노두현 장제사는 장제사라는 직업의 가능성을 강조했다. 그는 "말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장제사가 필요하다. 기술만 확실하면 평생 직업이 되고, 자격을 갖춘 뒤에는 직접 개업할 수도 있다"라며 "후배들이 대회에서 보여준 실력이면 졸업 후 현장에서도 충분히 인정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장제사에게 장제를 가르친 스승은 한국말산업고 산업체 우수 강사를 지낸 이상범 장제사다. 스승이 제자를 키우고, 그 제자가 다시 모교로 돌아와 후배를 길러내는 '3대에 걸친 장제의 맥'이 이번 성과의 뿌리다. 이상범 장제사는 "제가 가르친 승태와 두현이가 이제는 스승이 되어 전국 1·2·3위 제자를 길러냈다니 이보다 더 큰 보람은 없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제 조카 중에 낚시를 좋아하고 손재주가 남다른 아이가 있었다. 낚싯바늘을 묶고 채비를 만드는 꼼꼼한 손놀림을 보고 장제사를 권했는데, 지금은 자격증을 취득해 어엿한 장제사로 활동하고 있다"라며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기 좋아하고 성실한 학생이라면 장제사라는 길을 꼭 한번 생각해 봤으면 한다"라고 덧붙였다.

■ 학생들의 소감

냠-어치르 학생은 "단순한 쇳덩이가 말의 발에 꼭 맞는 편자가 되기까지, 늦은 시간까지 실습장에 남아 지도해 주신 선생님들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몽골에서 함께 온 친구들과 나란히 시상대에 올라 더 기쁘다.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인 마스터 장제사가 되겠다"라고 말했다.

더르즈 학생은 "몽골에서는 어릴 때부터 말과 함께 자랐지만, 편자를 만드는 일은 처음이었다. 반복해서 연습하니 편자가 점점 모양을 갖춰 갔다. 노력하면 된다는 것을 배웠다"라고 말했다. 달라이 학생은 "학교에서 배운 기술로 한국의 전국 대회에서 상을 받아 큰 자신감이 생겼다. 다음 대회에서는 더 높은 곳에 오르겠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김희헌 교장은 "Success is the sum of small efforts, repeated day in and day out.”(성공은 매일 반복된 작은 노력들의 합이다 – 로버트 콜리어)'라는 말처럼, 화상과 굳은살을 훈장처럼 여기며 묵묵히 망치를 두드린 학생들의 노력이 오늘의 영광을 만들었다"라며 "선배 장제사가 후배를 길러내는 선순환이 우리 학교의 가장 큰 힘이다. 학생들이 장제 분야에서 대체 불가능한 글로벌 영마이스터로 성장하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 교장은 "이번에 입상한 학생들이 여기서 멈추지 않고, 한 단계 더 높은 Class 3에 도전해 성인 장제사들과 당당히 겨룰 수 있도록 단계별 지도 계획을 세워 체계적으로 지도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또 "우리 학교가 한국 장제 분야의 산실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장제 분야를 중심으로 한 학교 재구조화에도 깊은 관심을 갖고 준비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 말산업 전문인력 양성기관, 11월 23일부터 2027학년도 신입생 모집

한국말산업고등학교는 1985년 개교해 2013년 지금의 교명으로 바꿨으며, 2016년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말산업 전문인력 양성기관으로 공식 지정됐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마사회가 인정하는 전국 6개 고등학교 양성기관 가운데 하나로, 마필관리를 넘어 승마, 말조련, 장제, 재활승마까지 말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실내·외 승마실습장과 장제실습장을 갖추고, 1인 2자격증 취득 지도, 해외 현장체험학습, 말산업 기관과의 산학협력을 통해 현장 중심 교육을 펼치고 있다.

한국말산업고는 2026년 11월 23일(월)부터 11월 26일(목)까지 2027학년도 신입생을 모집한다. 말을 사랑하고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일을 좋아하는 중학생, 대한민국 최고의 장제사를 꿈꾸는 학생이라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 모교 출신 현직 장제사에게 직접 기술을 배우고, 전국 대회 시상대에 오른 선배들과 함께 꿈을 키울 수 있다. 입학 문의는 한국말산업고등학교 교무실(061-860-8020)로 하면 된다.

세계적인 무술가 이소룡(Bruce Lee)은 "I fear not the man who has practiced 10,000 kicks once, but I fear the man who has practiced one kick 10,000 times. (만 가지 발차기를 한 번씩 연습한 사람은 두렵지 않다. 내가 두려운 것은 한 가지 발차기를 만 번 연습한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같은 편자를 만 번 두드리는 마음으로 오늘도 장흥 대덕의 장제실습장에는 망치 소리가 울려 퍼진다. 그 소리 속에서 대한민국 장제의 미래가 단단하게 만들어지고 있다. 그리고 그 망치 소리는 이제 새로운 주인공을 부르고 있다. 화덕의 불꽃보다 더 뜨거운 열정으로 꿈을 벼려 낼 예비 Horseman들의 발걸음을 한국말산업고가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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