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화지산유적에서 사비백제 초석건물지ㆍ계단식 대지조성 확인
부여 화지산유적에서 사비백제 초석건물지ㆍ계단식 대지조성 확인
  • 강정오
  • 승인 2019.07.11 12: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화지산유적 일대 전경
화지산유적 일대 전경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의 허가를 받아 부여군(군수 박정현)()백제고도문화재단(원장 박종배)에서 지난 2월부터 시행 중인 부여 화지산유적(사적 제425)’ 발굴조사에서 백제 사비기 초석건물지와 대규모 대지조성시설을 확인하여 오는 백제왕도 핵심유적 보존관리사업의 하나로 발굴조사 중인 부여 화지산유적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부소산성관북리유적 등과 함께 백제 사비기 중요 유적이다. 예로부터 사비백제의 이궁지(離宮址)로 전해지며 백제의 중요시설이 존재할 가능성이 제기되어 온 곳이다.

이번 6차 조사는 화지산 서쪽 비탈면에 대한 발굴조사로 20185차 조사에서 확인한 초석건물지 3동과 연결되는 초석건물지 3동을 추가로 확인하였다. 6동의 초석건물지는 축조 방향이 동-서로 모두 서향(西向)을 하고 있는 건물이며, 초석은 원형과 긴사각, 사각형의 다양한 형태가 확인되었다. 초석과 초석 사이에는 고맥이시설이 확인되었으며 연무늬(蓮華文) 수막새, 기와 등도 확인되어 지붕 조성에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건물지의 앞쪽과 뒤쪽으로는 배수구를 조성하였으며, 배수구 내부에서 다량의 기와와 토기가 확인되었다.

2018-1호, 2019-2·3호 건물지 전경
2018-1호, 2019-2·3호 건물지 전경

초석건물지는 옆면이 2칸 이상인 건물지와 옆면이 1칸인 회랑(回廊, 지붕이 있는 긴 복도)형 건물지가 나란히 연결되는 특징을 지녔다. 또한, 화지산유적 서쪽 비탈면에서 대지 경사면의 암반을 동- ‘L’자형으로 땅을 판 다음 흙으로 일부를 다시 메워 평평한 대지를 조성한 흔적을 확인하였는데, 이러한 방식으로 계단식 대지를 조성하여 건물들을 축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확인한 초석건물지와 계단시설 등의 유구와 함께 연꽃무늬 수막새, 백자 조각, 2015년 조사에서 나온 백자 벼루 등의 유물은 사비백제 왕궁인 관북리유적과 왕궁성으로 조성된 익산 왕궁리유적 등에서 확인한 유물유구와 맥락을 같이해 사비백제의 국가 중요시설로 볼 수 있다. 이번 조사를 통해 그동안 기록과 이야기상에만 존재해온 사비백제 이궁의 전체적인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2019-2호건물지 초석과 고맥이, 기와가 지붕에서 그대로 무너져 내린 모습
2019-2호건물지 초석과 고맥이, 기와가 지붕에서 그대로 무너져 내린 모습

또한, 12일에 개최하는 현장설명회는 현재 공주, 부여, 익산의 백제왕도에서 펼쳐지백제문화유산주간’(7.8.~14.) 행사 기간 중 부여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을 위해 기획한 것으로, 백제 사비기 역사와 유적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누구나 현장에 방문해 발굴조사를 담당한 연구자로부터 생생한 발굴 이야기와 조사 성과를 들을 수 있다.

부여 화지산유적은 1986년과 2000년 발굴조사에서 팔각우물과 초석건물지 등을 확인하였으며, 유적의 중요성을 인정받아 2001년 사적 제425호로 지정되었다. 2015년부터 발굴을 재개하여, 2015~201623조사에서 초석건물지 2, 계단지, 축대와 11점의 나무삽이 출토되었다. 2017년 시굴조사에서는 화지산유적 중심시설이 현재 궁남지와 군수리사지를 바라보고 있는 서사면부 일대임을 확인하였다.

문화재청은 앞으로도 부여군과 함께 화지산유적을 비롯한 부여지역 핵심유적에 대한 단계적인 조사를 통하여 백제 사비도성의 실체를 복원할 수 있는 학술자료를 확보하고, 나아가 백제 왕도로서의 면모를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