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이 의원, , 원가 개념도 없는 분획용 혈장 판매… 5년간 477억 손해
김원이 의원, , 원가 개념도 없는 분획용 혈장 판매… 5년간 477억 손해
  • 강정오
  • 승인 2020.10.15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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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와중에도 전체 혈액 중 42.3% 제약사에 판매
국회의원 김원이
국회의원 김원이

대한적십자사가 원가에도 미치지 못한 헐값에 제약사들에 국민의 혈액을 판매하는 행태가 계속되고 있다.

김원이 의원(더불어민주당, 보건복지위원회, 전남 목포)가 적십자사 제출자료를 분석한 결과, 적십자사의 손해액은 최근 5년간 47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중하고 귀한 마음으로 행한 헌혈로 취득한 혈액을 적십자사가 제약사에 판매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국민은 그리 많지 않다.

적십자가 김원이 의원실에 제출한 최근 5년간 혈액공급 자료에 따르면, 적십자사는 국민의 헌혈을 통한 혈액의 44.6%2,435,022리터를 의약품 원료를 만들기 위한 분획용 혈액으로 사용했다.

의약품 원료용으로 판매하는 분획용 혈장 판매를 포함해 최근 5년 동안 적십자가가 혈액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은 총 29,360억원에 달하며, 5년간 잉여금(순수익)188억원으로 조사됐다.

적십자사의 공급단가와 원료혈장 표준원가를 비교하면, 적십자사는 재료비·인건비·관리비가 포함된 원가의 65~77% 수준으로 제약사에 분획용 혈장을 공급하는 관행을 버리지 못하고 있었다. 김원이 의원실 분석 결과 적십자사는 혈장 1리터 판매 시 동결혈장 60,846, 신선동결혈장 49,980, 성분채혈혈장 38,382원의 손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원이 의원실에 따르면, 적십자사가 분획용 혈장 표준원가를 산출한 것은 1994년 사업을 시작한 이후 21년이 지난 2015년이다. 그러나 적십자사는 당시 원가산출은 국개혈액사업 중장기 발전계획 수립을 위해 추진한 연구용역의 일환이며 원가 산출을 위한 연구용역은 아니다라고 밝히고 있다. 적십자사 스스로 원가산출 노력을 하지 않았고, 현재까지도 정확한 원가의 개념은 없다는 것을 스스로 시인한 셈이다.

2015년 이후, 적십자사가 제약업체에 분획용으로 원료혈장을 공급한 현황을 보면, 녹십자와 SK플라즈마에 판매된 동결혈장은 101,053리터, 신선동결혈장은 356,024리터, 성분채혈혈장은 575,871리터로 나타났다. 공급단가 기준으로 약 1,261억원의 수입이 발생했지만, 적십자사가 제출한 원가 산출자료에 대입하면 적십사에 4774,387만원의 손해가 발생한 것이다.

한편, 원가에 미치지 못한 가격에 분획용 혈장을 판매하고 있는 적십자는 최근 5년간 단 한차례, 2017년 성분채혈혈장의 공급가격을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적십자사가 분획용 혈장을 원가에 비해 저렴하게 제약사에 판매하고 있는 사실은 지난 2017년 국정감사부터 제기된 사안이다. 2020년 국정감사에서도 이와 같은 문제가 제기됐고, 적십자사는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원가에 못미치는 분획용 혈장 관련 보도는)2015년 연구용역에서 산출한 원가를 기준으로 단순 계산한 것으로 실제 발생비용 등을 고려하지 않고 추산한 것이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한, “(국회에 제출한 원가 산출자료는) 국가혈액사업 발전계획 수립을 위해 추진한 외부 연구용역의 일환으로...원가 산출을 위한 연구용역은 아니었다고 하면서, “2019년도에 보건복지부에서 주체가 되어 발주 추진한 원료혈장 원가에 대한 용역이 201911월에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적십자사가 제약사에 공급하는 분획용 혈장의 불합리한 가격이 형성된 것은 원가 개념도 없이 혈장을 공급한 적십자사의 무지와, 민간 제약사의 가격협상 거부로 귀결된다. 현행 혈액관리법 제11(혈액제제의 수가)에 따르면, 혈액제제를 수혈용으로 공급하는 가격의 경우 보건복지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게 되어 있지만, 분획용혈장 가격에 대해서는 법적 근거가 없어 적십자사-제약사간 가격협상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김원이 의원이 입수한 각 제약사별 공급단가 조정 관련 공문에 의하면, 제약사들은 경영악화, 건강보험 등을 핑계로 분획용 혈장 가격 인상을 반대하고 있었다. SK플라즈마는 혈장제제의 원재료인 원료혈장의 가격이 아닌 원재료비, 물가 상승 등 다른 원인을 이유로 경영 성과가 악화되어 가격협상이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또한 녹십자사는 보험약가가 인상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성분혈장 및 혈장유래제품의 가격인상이 어렵다고 언급하며 보험약가 인상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적십자사의 분획용 혈장 헐값판매는 코로나19 와중에 그 비율이 줄어들지 않았다. 김원이 의원이 제출받은 최근 5년간 혈액공급량(수혈용 및 분획용 구분, 분획용은 혈장 원료로 쓰임)에 따르면, 2016년 전체 헌혈량 중 44.2%를 차지하던 분획용 혈장은 201746%, 201845.6%, 201943.7%의 비율을 보였으며, 코로나19 여파로 헌혈량이 줄어든 20208월 현재도 변화를 보이지 않은 채 여전히 42.3%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원이 의원은 1015, 대한적십자사 국정감사를 통해 적십자의 분획용 혈장 헐값 판매를 집중 질의할 예정이다. 김원이 의원은 적십자사 해명 보도자료에 따르면 1994년부터 제약사에 분획용 혈장을 판매해 왔으면서도 2015년까지 원가 개념도 없이 제약사와의 가격 협상에 임해 왔음을 알 수 있다면서 소중하고 귀한 마음으로 응한 헌혈이 적십자사와 제약사의 이익사업에 함부로 쓰여서는 안된다면서 국가가 직접 나서, 혈액관리원 등 국가기관을 통해 혈액공급 및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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