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상업고등학교, 코로나 19 참사에도 봄꽃은 피다.
나주상업고등학교, 코로나 19 참사에도 봄꽃은 피다.
  • 강천웅
  • 승인 2020.03.06 1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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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때문에 겨울보다 더 혹독한 한파를 맞고 있다. 전쟁영화가 아닌 현실이다. 수천명이 넘는 확진자와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과 당국자, 꽁꽁 언 거리와 경제, 탓하고, 비난을 일삼는 정치권, 장막뒤로 숨는 종교, 그야말로 아수라장이다. 어려울 때 함께 힘을 모아 국난을 극복했던 우리 민족의 미덕이 일부 훼손되고 있는 모습이 안타깝다.

이 어려운 시기에 전염병보다 사실 무섭고 속상한 것은 힘을 합쳐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탓하고, 책임전가하며 서로 미워하고 갈등하는 모습이 더 견디기 힘들다.

일단 힘을 합쳐 문제를 해결하고, 서로 격려하고 지지했으면 좋겠다. 책임은 뒤에 물어도 늦지 않다. 하루에 1-2시간 자면서, 먹지도 제대로 못하는 많은 공무원 의료진, 당국에 더 응원을 보냈으면 한다. 설마 언론이며 정치권이 문제가 악화되기를 바라는 것은 아닐텐데 자꾸 의심스럽다.

그럼에도 희망의 꽃이 피고 있다. 세계적으로 닥친 코로나 19 광풍이 쉽게 해결될 것 같지는 않지만, 위기는 기회라고 했다. 배제와 탓과 불안속에서도 나눔과 연민과 협력의 꽃이 봄꽃처럼 피어나고 있다.

의료진이 생업을 접고 달음질쳐 달려가고, 119 구급차가 달려가고, 각처의 구호의 손길이 이어지고, 대기업도 연수원을 병상으로 내주겠다 하고, ‘힘내라 대구.경북!’ 여기 저기서 격려를 한다. 평소 지역정서가 다른 남쪽지역에서 따뜻한 병상을 내주겠다고 손을 내민다. 우리 역사속에서 경험했던 익숙한 장면이다. 이것이 대한민국이다.

세계 언론도 대한민국을 주목하고 있다. 세계 어느 나라보다 공공의료가 살아있고,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고, 감염환자를 책임있게 치료하고 대처하는 것을 보고, 민주주의 국가에서 전염병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전형을 만들고 있다고도 한다.

학교가 장기 휴업에 들어갔다. 봄은 왔지만 학생이 없는 학교는 봄이 아니다. 학교에 오지 않는 학생들에게 원격으로 생활지도, 학습지원을 한다는게 사실 쉽지 않다. 학교별 지역별로 교직원들이 어떻게 대처할지 몰라 설왕설래하고 있다. 그래서 이 시기에 원격연수를 집중으로 하는 학교도 있고, 새학기 준비를 더 꼼꼼하게 준비하는 모임을 갖기도 한다.

교육부와 도교육청에서도 최선의 여건을 지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 실제 교원들이 휴교동안 복무를 해야 한다. 그러나 교장의 입장에서 교원을 학교에 모두 오라고 할 수도 없다. 식당에 가서 밥먹는 것도 조심스러워 각자 도시락을 싸와서 먹기도 한다. 여기 저기 도시에서 거주하는 교사들이 모이는 것이 오히려 전염이 우려된다.

그래서 비상근무조를 편성하여 비상상황에 대처하고 재택근무를 하게 하기도 하고, 학교에 따라 근무를 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마음 한구석이 편치만은 않다. 여기저기 공무원들이 과로사로 쓸어지고, 담당자들이 하루 1-2시간밖에 못 잔다고 한다. 밥 먹을 시간이 없어, 밖에서 찬 도시락을 때 늦게 먹는 구급대원들의 모습을 보며 어려움에 함께 동참하는 것이 도리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이 와중에 전남 나주 상고의 교직원들이 모여 아름다운 마음 나눔을 하는 소식이 인근 학교들에게 선한 상상력을 자극하고 있다. 올해 3.1일로 부임한 교장( 민방기)은 소감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하고 있다.

나주상업고등학교로 발령받고 학생없는 학교에서 하루하루가 덧없이 지나가는 느낌이다. 41조 연수를 내야한다고 하신 분, 복무를 해야한다고 하신 분, 여러 이야기가 나온다. 빨리 이 시간이 지나가길 바랄 뿐이다.

오늘 오전부터 우리 교직원들이 모여 핸드드립 커피 2박스를 만들어 대구의료원으로 보내려고 한다. 다 같이 봉사해 주신 선생님이 계시기에 이분들과 함께할 날 들이 기대되고 정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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